가을 한강 배스 낚시
어느새 깊어진 가을....
하루하루가 정말 빠르게 흘러가는 듯하다.
매일매일 주어진 삶의 숙제들을 해치우고 나면
늘 생각나는 맑은 하늘의 노을 그리고 한강에 녀석들을 만나러 가고 싶다는 생각은
자연에서 태어난 사람이기에 콘크리트 건물보다 그리워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콘크리트 안에 있는 복잡한 철근 같은 삶을 벗어나 바쁜 일상 속에서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자연과 마주할 수 있는
오늘 저녁은 나만의 파라다이스로 가려고 마음을 먹는다.
바쁜 마음을 덜어 놓으려고 도착한 한강은 늘 신선함을 가진 많은 생명들을 품고 있다.
한강에서 배스 낚시를 하면서 만나는 생물들
루어 낚시를 하다가 보면 이렇게 작은 생명체를 만나는 일은 놀라움보다 경의로움을 나에게 안겨준다.
나는 이런 녀석들과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그냥 지나치기보다는
기념 촬영을 선택한다.
오늘은 어떠한 녀석을 만날까 "설렘"을 주는 기대감은
마치 소개팅을 하러 나가는 어느 남자의 마음처럼 궁금하고 설례는 느낌을 품게 해 준다.
오늘은 어떠한 채비로 녀석들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루어 낚시의 다양한 기술과 루어들만의 개성을 이용해서 녀석들을 낚아 낼 수 있는지
묘미를 더해준다.
마치 RPG 게임을 실제로 하는 캐릭터처럼 비유하고 싶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필드보다 내가 생각하는 필드로 향한다.
처음 채비는 작은 쉐드를 이용한 미드 스트롤링 기법을 사용해 보기로 한다.
한강의 직벽 구간을 탐색하며 초반에 사용한 루어가 어필할 수 있는
채비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저기 루어를 사용해서 탐색해 보지만 별 다른 반응이 없었다.
이대로 시간을 지체하면 언젠가는 나오겠지라는 헛튼 기대감으로
루어만 던지면서 한가롭게 시간만 흘러가도록 한다면
한강에서는 녀석을 만날 수 없다.
나는 배스를 만나러 온 것이지 필드 테스트를 하러 가는 온 것이 아닌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의 개인적인 취향은 자연과 함께 하면서
루어 낚시를 즐기는 편이라 늘 마음을 비워나가는 내려놓음이 좋을 때도 있다.
그래서 한 곳에 있기보다 한강에서 낚시 가능 구간을 지나가다 보면
저마다 각기 다른 자연과 하늘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은 한강의 자연스러운 덤이다.
이제 한 자리에 있는 것보다는 이동하면서 좋은 자리를 찾아가 보기로 한다.
나름 익숙한 장소를 찾아서 물속 지형들을 파악해 본다.
쌓여 있는 데이터를 이용해서 한 곳을 찾아서
루어를 녀석들을 유혹하면서 먼 하늘을 바라보며 쉐드를 이용한 꼬리의 잔 파동을 이용한다.
더불어 불규칙한 액션보다는 물속에서 좀 더 어필력이 강한 파동을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스피너 베이트로 공략을 해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잠시 채비를 교체 후에 녀석이 있을 만한 자리를
스피너 베이트로 운영을 하다 보면 어느 곳에 숨어 있던 배스들이
공격을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한강이라는 필드는 어렵고 많은 앵글러들로 인하여
극한의 프레셔를 보여주는 장소이다.
갑자기.....
어디선가 입질이 텅하고 들어온다.
역시 이곳에 한 녀석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나 시원한 입질이 아니라 간만 보는 녀석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그 자리에 조금 더 다른 컬러의 반짝이는 파동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인 스피너 베이트로 채비를 교체해 본다.
이제는 확신이 들었기에 다시 한번 그 자리에 반대 방향으로
스피너 베이트를 운영해 본다.
1번.
2번.
3번.
4번.
채비를 거의 다 회수할 때 즈음에
갑자기 당기는 덩치가 큰 녀석!
바로 확 가져가버리는 통쾌한 입질을 자랑하는 녀석이었다.
마치 지금 이 녀석은 맛있는 야식을 놓고 참아보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배달을 시켜버리는 마음이랄까.
그러다가 맛있게 먹고 후회하며 돌아서는 야식 시간이 생각이 났다.
꽤나 힘을 쓰는 녀석을 낚싯대로 들어 올리니
역시 큰 덩치 보여주는 배스였다.
이 얼마 만에 보는 덩어리 배스 녀석인가
입감의 뿌듯한 미소는 마치 꽈악 막혔던 속을 뚫어주는
탄산 가득한 소화제 같은 느낌이었다.
요즘 같은 시즌에는 이렇게 큰 배스를 한강에서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러나 선물 같이 와준 녀석을 만난 건...
그동안의 큰 배스들의 바늘 털이에 당했던 나의 마음을
말끔하게 씻어주는 하루였다.